2016년 10월 7일 금요일

[중앙일보][오피니언][정운찬 칼럼] 리더십이 갖춰야 할 조건

[정운찬 칼럼] 리더십이 갖춰야 할 조건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은 국가의 흥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에게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요?

 첫째는 시대적 과제 해결을 위한 정치철학을 가지는 것입니다. 처칠은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영국인으로 뽑히지만, 종전 직후 치뤄진 총선에서 국민들은 처칠을 선택하지는 않았습니다.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전쟁을 끝까지 할 인물이라는 확신을 줬던 처칠이지만, 영국 국민들은 처칠을 전후 복구에 적합한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사례는 모든 시대와 상황마다 적합한 리더십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난 대선의 ‘경제 민주화’를 주창한 대선 후보들은 ‘자신의 정치 철학’을 확고히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둘째는 자신이 맡은 직책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2009년 뉴욕 허드슨강에 유에스 에어웨이스 여객기가 새때와의 충돌 사고로 엔진 정지후 허드슨 강에 불시착하기 까지 걸린 시간은 단 6분이었습니다. 설런버거 기장은 빠른 판단으로 허드슨 강의 기적을 만들었고, 승객 전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기장으로써 필요한 지식과 능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안전에 대한 책임의무도 다하였습니다. 한국의 세월호 사건과는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우리나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한 정치철학을 가지며 맡은 임무에 책임질 수 있는 리더십이 아쉽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리더를 뽑는 국민들도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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