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6일 목요일

금융보안원의 무료 ASM 공급, 보안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협하다

공공기관의 선의(善意)가 민간 시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역설적 현실이 한국 보안업계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보안원이 회원사를 대상으로 공격표면관리(ASM, Attack Surface Management) 솔루션을 무료로 공급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분야에서 성장 중인 스타트업들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

공공 vs 민간, 불공정한 경쟁의 시작

공격표면관리는 조직이 인터넷에 노출된 모든 자산을 식별하고 관리하는 기술로, 현대적 사이버 보안의 핵심 요소다. 클라우드 전환과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ASM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도 연 30% 이상 성장 중이다.

그런데 금융보안원이 회원사(약 700~800개 금융기관)에 무료 공급을 결정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비용 장벽이 사라지자 이 시장에 진출한 국내 스타트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고, 영업 활동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상황에 놓였다. 공공기관의 '보안 개선'이라는 명분이 민간 시장의 성장 동력을 빼앗아가는 것이다.

기술 혁신의 진정한 가치를 훼손할 위험

더 근본적인 문제는 기술 혁신 시스템의 붕괴다.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 축소되면, 새로운 기술 개발과 고도화에 투자할 자본이 부족해진다. ASM 같은 분야는 지속적인 R&D와 사용자 피드백을 통한 개선이 필수적인데, 공공 솔루션이 '충분히 괜찮은' 서비스로 안주하면서 산업 전체의 혁신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

또한 공공기관의 솔루션과 민간 솔루션이 공존할 때 생기는 기술 다양성, 경쟁을 통한 품질 향상, 더 나아가 국제 경쟁력 강화 등의 이점이 사라지는 것도 문제다.

정책의 의도와 결과의 괴리

핵심 포인트: 금융보안원의 선의는 이해하지만,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원칙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은 '기초 자산관리 수준'의 기본 서비스만 제공하고, 고도화된 분석, 위협 인텔리전스, 커스터마이징 등은 민간 시장에 맡기는 방식의 '차등 공급' 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또는 스타트업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공성을 달성하면서도 시장을 보호하는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보안 강화라는 공익 목표는 옳지만, 그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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